Talk & Talk

브랜드 위탁상품거래의 장점과 단점

redchecker 2020. 9. 1.

오늘 Talk&Talk 에서는... 위탁상품 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의류 브랜드들마다 대리점과 거래 방식이 다르겠지만, 대다수 위탁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본사에서는 상품에 대한 가격을 통제하고, 상품 물량에 대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리점에서도 직매입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적 부담이 적어 본사의 지원만 붙여 준다면 비용 없이도 많은 물량을 매장에 비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시즌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상시 매장 비치 상품의 경우는 대리점에서 직매입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브랜드도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 본사는 빠른 자금 회수가 되기도 하고, 이 직매입 또한 매출로 포함이 되어 브랜드 매출 키로 잡히기도 합니다.


기1

제가 근무하였던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도 위탁상품 거래 방식을 취하였습니다. 그래야 많은 대리점을 오픈시킬 수 있었으니까요. 마진 부분에서는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좋은 상권이든 나쁜 상권이든... 혹은 매장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동일 마진을 고수해 왔었습니다. 노세일 경우에는 가장 큰 마진을... 세일이 많이 들어가면 마진을 적게 주는 방식을 취하였고, 이렇게 시작한 대리점 수 확장은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2013년도까지 엄청나게 늘어났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하여도 세일 폭이 크지 않아 대리점에게는 타 브랜드보다 마진율이 좋다고 입소문도 나 있었으니 말이죠.

하지만... 2014년 이후 세월호, 메르스 사태 등을 겪으며 시장 상태는 안 좋아졌고, 브랜드에서도 가격정책을 지키며 물러서지 않던 세일률을 조금씩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재고를 털어내야 하는 부담과 자금 확보에 대한 압박에서 오는 불안감에 시작된 것이지만, 소비자들은 세일률이 커짐에 구입을 하게 되니, 본사 차원에서는 목적을 이룬 샘이 되었지요.

그러나 대리점에게는 세일 커지면 커질수록 마진율이 낮아지니, 판매수량 대비 이익률은 떨어졌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나빠진 시장경제에서 그래도 그만한 수입을 내어주게 해 준 것이 본사의 덕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만..

현장에서 소비자와 부딪치며 매출을 만드는 대리점주 입장에서는 매상 효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니 불만이 크게 발생하게 되었지요.

아마도..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이러한 문제로 대리점주들과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역시도 매장 현장을 돌아다니며 듣는 불만의 소리가 더욱 심해진 것을 느꼈으니 말이죠.

급기야 견디지 못하는 대리점은 브랜드를 바꾸거나 폐점으로까지 진행을 하였습니다.

헌데.... 몇몇 매장은 세일 정책을 환영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대리점의 점주님들의 공통사항은.... 바로  대리점을 하기 전에  저와 같은 브랜드 영업을 하였던 분들이셨습니다.

이분들은 박리다매라는 이야기를 하며..

"일단 싸게 많이 팔고 보자..  그러면 본사에서는 잘 팔리는 매장으로 보고 받기 어려운 이월상품을 많이 밀어줄 것이다."

위탁상품 거래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렇게 되었고.. 그분들의 매장은 최상위권 매장 군 안에 들 정도로 매출이 높아졌습니다. 신상품 조차도 시즌오프가 되어도 본사에서 매장 간 상품 이동 지시까지 해가며 채워 줬으니 말이죠.

이렇든 위탁상품 거래는 잘만 이용하면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세일 정책이 일시적이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어 가다 보니.... 부작용이 발생하였습니다.

바로.. 매장에서는 신상품 매출을 발생시키지 않고 판매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즉, 신상품 판매 매출을 그대로 대리점에서 받아서 가지고 있다가, 세일이 진행되면 매출로 찍어서 차익을 더 가져가는 수법이 생긴 것이지요..

예를 들면.. 100만 원짜리 신상품 재킷 판매하였다면, 마진을 35%라고 한다면 매장에서는 35만 원을.. 본사는 65만 원을 받아야 합니다.
헌데 매출을 발생시키지 않으면 100만 원을 받아 가지고 있다가, 30% 세일이 진행되는 날 매출을 발생시키면..
해당 제품은 70만 원에 판매가 된 것이지요.. 이때 마진을 30%라고 한다면, 매장은 21만 원 본사는 49만 원을 각각 나누게 됩니다. 그런데 앞서 100만 원이 이미 판매한 것이니.. 본사에는 49만 원만 주는 샘이기 때문에 실제로 매장은 51만 원의 수익이 발생된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매장에서는 신상품을 매출로 발생시키지 않고 지킬 수 있었을까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알고 있는 두 가지를 공개하면...

1. 고객 반품 상품교환키 이용

  전국 어디에서든 상품 교환이 가능하다는 위탁거래 정책을 이용해서, 실제 고객이 반품 교환한 것도 아닌데.. 전산을 통해 동일 가격으로 다른 제품으로 돌립니다. 매출을 발생시키는것이 아니라... 재고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이죠.

조금더 자세히 설명해보면.... 매장의 이월상품과 신상품간의 재고를 전산상 바꿔치기 합니다. 세일이 이미 최대한 들어간 제품 몇 개와 바꿔치기하는 거죠.. 이렇게 되면, 본사에서는 세일 상품이 반품 들어온 것이고 신상품이 판매된 것으로 보게 됩니다.  매장에서는 재고가 틀어지니 수기 장부가 있어야겠지요... 시즌오프로 세일이 들어가면 다시 신상품과 이월 제품 판매를 바꿔 등록하여 전산을 맞추고, 그때서야 신상품 매출을 발생시킵니다.

2. 친한 매장과 매장 간 상품 이동 이용

위탁거래이기 때문에 매장끼리 상품을 이동해서 받아 판매하기도 하는데, 제가 있던 브랜드에서는 상품 이동 중에는 재고로 잡히지 않아서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나옵니다. 이를 이용해서.. 실제로는 이동을 하지 않았으면서 전산상 서로 보내고 받고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본사에서 취할 수 있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단순하고 명분이 있는 것은.... 재고조사 입니다.

전산상 틀어진 재고를 잡아준다는 이야기 뒷면에는 이러한 매장을 잡아내려는 숨은 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소위 대형 브랜드들은 이미 예측하거나 알고 있기에... 계산 POS를 본사에서 내려주고, 카드결제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2니

실 경험으로 이야기 한 내용이지만, 위탁상품 거래는 서로 간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거래입니다.

어느 한쪽이 속이고.. 그리고 신뢰가 무너지면 거래는 더 이상 이어가기 어렵게 되겠지요.

제 경험상 위탁거래를 이용한 장난(?)을 친 매장이 오래가는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결국은 계약이 해지되고, 그간의 입금기록과 거래명세서등을 전부 조사해서 1원까지 찾아내어 법원 압류 결정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작은 꽃에 넋 놓고 있다가 큰 산을 태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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