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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매장 안에서 TV 시청을 지적하다. 매출하락 원인

redchecker 2020. 7. 31.

오늘은 제가 의류 브랜드 영업관리를 하며 로드샵 매장 순회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의류 브랜드들 마다 매장 개설 방식이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직영점이 아닌 대리점의 경우 점포 임대와 시설 인테리어 등은 점주 부담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대다수 일 것입니다.  하지만 시설 및 인테리어 부분은 브랜드 통제 하에 일괄된 디자인으로 진행하게 되며, 이를 지키기 위해 지정된 인테리어 업체에서만 진행하게 합니다.

간혹 인테리어 업체가 본사와 어떤 커미션이 있는것 아니냐는 오해도 하지만, 경쟁사들과의 비교우위에 있기 위해서는 그러한 것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럴 바에 직접 사업자를 추가해서 브랜드에서 인테리어까지 진행하는 게 낫겠지요.

2007년 이후 갑작스레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고도 성장을 하면서, 업종변경으로 매장 개설 문의가 많았습니다.

제가 맡은 지역에서만 일주일에 3군데가 오픈하는 등... 정말 판매물량 구하는것보다 입점 물량 맞추는 게 더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하였어요.

이렇게 매장 오픈만을 하다 보니, 매장 순회를 못해 점검을 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대다수 의류 브랜드들은 위탁거래 방식을 취합니다. 직거래 사입 방식을 취하면 브랜드 제품의 가격을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탁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동일 제품 동일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한 것이지요.

하지만 대리점의 경우 이를 어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영점들이 인근에 있어 행사가 잦다는 이유로, 혹은 매상이 오르지 않아 일부 깎아 판매해보니 되더라 하면서 시작하는데, 이러한 경우 자신의 마진도 줄고, 본사에 적발 시 계약위반이 되어 어 불이익을 받기도 합니다. 급기야 철수가 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데..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그러한 내용이 아닌, 매장 내 시설 부분 이야기입니다.

경기도의 어느 한 큰 도심의 매장을 방문했던 고객이 본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식으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내용인즉, 매장에 TV를 크게 틀어 놓고 시청하면서 판매직원(매장 점주)이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아 제품을 고르지 못하고 불쾌한 심정으로 나왔다는 이야기였는데요.

당시, 매장 내에 TV 설치는 못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공개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라오면서, 담당이었던 저는 호되게 윗 간부님들로부터 혼쭐이 났었고... 매장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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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계산대 우측 벽면 연출 공간을 치우고 약 40인치 정도의 TV가 벽걸이로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점주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고객도 잘 안 오고, 앉아 있자니 심심하고 해서 달았는데 고객들도 같이 보곤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브랜드가 인테리어를 통일시키려는 이유 등을 이야기하며, 브랜드 훼손에 해당될 수 있으니 즉시 철거하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제거하기까지 6개월이나 걸렸었습니다.  점주의 사유재산이기에 제가 직접 철거는 못하기 때문에 오래 걸린 점도 있지만, 점주의 고집도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그 TV가 역효과라는 사실은 6개월 뒤에 나타났습니다. 바로 매출을 보면 알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전년도 매출 대비하여 약 -20%의 매상이 깎였는데, 이를 본사 탓으로 하기에는 매장 입고 물량이 전년보다 많았다는 사실에 점주도 할 말을 잃게 되었고 TV는 철거하게 되었습니다.

매장에서의 TV는 고객의 시각 청각을 뺏는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의 이미지 영상만 틀어지고 있다면 모를까... 그 TV를 통해 송출된 광고에서 타사 브랜드 광고가 멋지게 나온다면... 고객은 지금 자신이 입어보고 구매하려던 것을 보류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와 비슷하게 라디오도 그러합니다.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지요.

대신 빠른 템포의 음악을 틀어놓는다면, 구매 템포도 빨라지고 고객의 구매 선택이 좀 더 수월해집니다.

이러한 브랜드의 매장 영업관리를 하면서, 일부 영세 자영업 매장에 가보면 작은 TV라도 있는 곳이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건 괜찮지만, 고객이 보이는 자리에 위치한 TV는 판매자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소비자에게는 벽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 슈퍼에도 이렇게 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인근 편의점으로 고객을 뺏기고 있어, 저를 보시며 하소연하시는데....  위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고객이 오지 않는 건 다 매장에 이유가 있기 마련이거든요. TV부터 없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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