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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에 대한 오해와 진실 #3 머메리즘

redchecker 2020. 7. 6.

아웃도어 시장에서 영업을 하면서 마치 산에 대해 잘 알고, 뭔가 유식한 것처럼 말할 때..... 

머메리즘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아웃도어가 큰 성장세를 얻으면서, 타사보다 우리가 더 나은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생소한 단어를 말하며 영업을 하여 왔었습니다.

저만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러한 영업이 먹혀서 신규 개설이나 패션업종을 변경하려는 점주님들을 많이 모셔왔었어요. 매주 2개점씩 오픈하는 실적도 얻었기도 했습니다.

그럼 머메리즘이라는 게 무엇을 이야기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건 생소한 단어로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단어이자 사상 주의입니다.

머메리즘(Mummerism)은 "등산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정상을 오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싸우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있다."는 주의를 말합니다.

19세기 말(1880년대) 앨버트 프레드릭 머머리(Albert Frederick Mummery)라는 영국의 등반가가 등정주의(登頂主義)를 거부하고 등로주의(登路主義) 개척한다고登路主義) 한 것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단기간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나 산악 그랜드슬램 달성은 등정주의(登頂主義)를 대변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등정주의(登頂主義)를 신봉하는 산악인들에 의해 세계 최고 고봉(高峯)들이 정복되었고, 세월이 지남에 따라 오를 만한 미등봉(未登峯)은 얼마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세월이 흐르면서 단순히 정상까지 올라가기만 하는 것은 의미도 재미도 없게 되었고, 뭔가 색다른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등로주의(登路主義)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죠.

 등로주의(登路主義)를 신봉하는 산악인은 다른 사람보다 빨리 오르기보다 다른 사람과 다른 방법으로 산을 오르는 데 재미를 느낀다고 합니다.

즉, 머메리즘(Mummerism) = 등로주의(登路主義)로 말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앨버트 프레드릭 머머리(Albert Frederick Mummery)는 머메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모험적 등반에 그저 "어려운 변형된 루트로 갔다" 고만하였죠.

이러한 머메리즘이라는 말은 일본의 어느 한 잡지에 실리면서 알려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머머리의 사상을 리즘이라 하여 머메리즘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빼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머메리즘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산악인들에게 퍼지게 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등로주의(登路主義)로 이해하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머메리즘이라고 구글링에 검색해보면.. 한국 검색만 나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 우리나라 산악인과 아웃도어에 큰 정신적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어떠한 학술적 학문적 사상이자 주의는 아니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영업을 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우리 브랜드가 몇십 년 동안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바로 머메리즘 정신으로 말이죠. 그래서 저희가 정통 아웃도어인 것입니다."  이 말이 참... 지금 생각해보면 낯간지러운 말이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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